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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원칙 중심의 패러다임

by 선한 농부 2022. 6. 7.

내적 성품 위주의 사고는 인간의 효과성을 가능케 해 주는 '원칙' 이 존재한다는 기본적인 생각에 근거를 둔다. 즉 물리학에 중력 법칙이 있는 것처럼 인간세계에도 현실적이면서 논쟁의 여지가 없는 불변의 자연법칙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원칙의 실체와 이것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아이디어는 미국 해군연구소의 잡지임에 실린 프랭크 코크가 설명하는 패러다임의 전환 경험에서 발견할 수 있다.

훈련함대에 배속된 두 대의 전함이 수일 동안 계속되는 폭우 속에서도 대대적인 해상기동 훈련에 참여하고 있었다. 나는 선두 전함에 소속되어 밤이 되자 함교에서 감시 임무를 맡고 있었다. 안개가 너무 짙어 시야가 불분명했기 때문에 선장은 모든 활동을 감시하기 위해 계속 함교에 남아 있어야만 했다.

완전히 어둠이 깔렸을 때 함교의 앞쪽에 근무하던 감시병이 다음과 같이 보고하였다. "우현 이물 쪽에 빛이 보입니다." "불빛은 가만히 있는가, 아니면 고물 쪽으로 움직이고 있는가?" 하고 선장이 소리쳤다. 감시병은 "움직이지 않습니다. 선장님"하고 대답하였다. 이는 우리 배가 그 배와 충돌할 수 있는 위험한 코스에 들어와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선장은 신호수에게 소리쳤다. "저쪽 선박에 우리가 충돌 코스에 들어와 있다고 신호를 보내라. 그리고 항로를 20도 방향으로 바꾸라고 지시하라."

저쪽에서 "당신들이 항로를 20도 바꾸시오."라는 신호가 왔다. 선장은 "나는 선장이다. 그쪽이 20도를 움직여라."라는 신호를 보내도록 명령하였다.
"저는 이등 항해사입니다. 선장님께서 20도 바꾸는 게 좋겠습니다"라는 응답이 돌아왔다. 그러나 선장은 매우 화가 나서 소리쳤다. "우리는 전투함이다. 당장 진로를 20도로 변경하라." 조명과 함께 다시 응답이 돌아왔다. "저희는 등대입니다."라고 우리는 즉시 항로를 변경하였다.

여기서 선장이 경험한 이 얘기를 읽으면서 우리도 경험한 패러다임 전환은 주어진 상황을 완전히 다른 시각에서 보도록 바꾸어 놓는다. 우리는 제한된 지각 때문에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 그런데 실체를 파악하는 것은 안개 속의 선장처럼 우리가 일상적인 삶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원칙은 등대와 같다. 따라서 이것은 파괴될 수 없는 자연법칙이다. 불후의 명작을 만든 세실 비 데밀 감독은 "우리가 율법을 파괴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는 단지 율법을 어김으로써 자신을 파괴할 뿐이다."라고 영화 속에 담긴 율법, 즉 원칙의 진리에 관해서 말했다.

사람들은 자신이 겪은 경험과 살아오면서 주입된 관점으로부터 형성된 패러다임, 즉 지도를 근거로 해서 자신의 생활과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이해한다. 그런데 패러다임인 지도는 어떤 지역 자체는 아니다. 지도인 패러다임은 '주관적 실체'고서 단지 어떤 지역을 기술하고자 하는 시도에 불과하다.

'객관적인 실체'에 해당하는 지역 자체는 인간의 지적 성장과 행복을 지배하는 요지부동한 '등대'의 원칙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 원칙이란 자연법칙을 말한다. 자연법칙은 인류의 역사에를 통한 모든 문명사회의 근본이었을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존속하고 번영해 온 모든 가정과 조직의 뿌리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사고의 지도인 패러다임은 그 대상인 지역을 아무리 정확하게 묘사할지라도 지역 자체의 존재를 바꾸지는 못한다.

사회 역사의 순환과정을 깊이 생각하고 검토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원칙이나 자연법칙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명백하게 깨닫는다. 이러한 원칙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반복해서 나타나며, 한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이 이 원칙을 인정하고 순응하며 살아가는 정도에 따라 생존과 안정의 길로 갈 수도 있고 분열과 멸망의 길을 걸을 수도 있다.

여기에서 저자가 말하는 원칙들은 비밀스럽고 신비한 '종교적인' 가르침이 아니다. 이 책에서 가르치는 원칙에는 어떤 특정한 종교나 신앙에만 해당하는 배타적인 것이 하나도 없다. 이들 원칙은 오늘날까지 존속하는 대부분의 주요 종교의 일부분일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이어져 온 사회사상이나 윤리체계의 일부이다. 이 원칙들은 자명한 것으로 누구든지 그 타당성을 쉽게 인정할 수 있다.

이 같은 원칙과 자연법칙은 우리들 인품의 일부, 의식의 일부 그리고 양심의 일부에 존재한다. 이 원칙들은 각 개인의 사회적 조건화의 과정과 그 원칙들은 각 개인의 사회적 조건화의 과정과 그 원칙들에 대한 충실도에 상관없이 모든 인간의 내부에 존재하고 있다. 다만 잘못된 사회화나 불성실성으로 인해 표면화되지 못하거나 무감각해져 있을 수는 있다.

예컨대 '공정성'의 원칙을 들어보자. 우리는 이것으로부터 평등 및 정의에 관한 모든 개념을 발전시킨다. 어린아이들의 경우 이들이 비록 공정성과는 거리가 먼 사회의 좋지 않은 경험에 물들어 있음에도 천부적으로는 공정성이란 감각을 가지고 있다. 물론 공정성의 정의와 달성 방법을 논하는 데는 사람마다 큰 차이가 있으나 이 원칙의 존재는 모두가 공통으로 인정하고 있다.

다른 예로 '성실' 과 '정직'을 들어보자. 이는 사람들 간의 협조와 개인 및 대인관계의 장기적인 성숙에 꼭 필요한 신뢰의 기초가 된다.

또 다른 원칙으로 '인간의 존엄성' 이 있다. 미국 독립선언서에 나타난 기본개념은 이러한 원칙과 가치를 반영하고 있다. "우리는 다음의 진리를 자명한 것으로 본다.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태어났고 창조주로부터 누구에 의해서도 뺴앗길 수 없는 생명, 자유 그리고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았다."

다른 원칙으로 '봉사'가 있다. 이는 우리가 어떤 기여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퀄리티' 또는 '우수성' 역시 원칙에 들 수 있다. 나아가 '잠재성'의 원칙이 있다. 이것은 우리가 미발달된 상태에서 성장 및 발달을 할 수 있으며 점차 능력을 발휘하여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은 '성장'의 원칙이다. 이는 '인내', '훈육', '격려' 등과 같은 원칙을 동반한 잠재 능력 및 재능을 계발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원칙은 실제 상황을 해결하는 '실행방법' 이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실행방법이란 구체적인 활동이나 행동을 말한다. 어떤 상황에 잘 맞는 방법이 다른 상황에서는 잘 들어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 예로 큰 아이를 키울 때의 방법이 둘째 아이에게는 잘 맞지 않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따라서 실행방법은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지만 원칙은 어디에나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기본적인 진리이다. 원칙이란 각 개인은 물론 부부, 가족 그리고 모든 조직에 적용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의 내면에 이 같은 진리, 즉 원칙이 습관으로 자리 잡을 때 그 사람은 다양한 상황에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수많은 실행방법을 창안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원칙이 '가치'는 아니다. 도둑이나 범죄자 집단도 공유하는 가치관이 있겠지만 우리가 얘기하고자 하는 근본적인 원칙에는 위배되는 것이다. 가치가 지도라면 원칙은 그 지도가 나타내는 지역에 해당한다. 올바른 원칙을 가치관으로 채택할 때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사물에 관한 지식, 즉 진리를 얻게 된다.

원칙은 영구불변의 가치를 갖는 인간 행동의 지침이다. 따라서 원칙이란 근본적이다. 원칙은 그 자체가 이미 자명한 것이기 때문에 논쟁할 여지가 전혀 없다. 원칙이 갖는 자명한 본질을 재빨리 파악하는 한 가지 방법은 원칙에 위배되는 행동을 하면서 성공적인 삶을 살려고 시도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지를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나는 이 세상의 누구도 불공정, 속임수, 비열함, 무익함, 열등함, 퇴폐성 등이 성공과 행복을 지속시키는 데 필요한 기본요소라고 믿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물론 기본적인 원칙을 정의하고 표현하고 실천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각자가 의견을 달리하고 논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기본적인 원칙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사람들 모두가 태어나면서부터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우리가 가진 사고의 지도인 패러다임이 이 같은 원칙, 즉 자연법칙에 가까워질수록 이들 패러다임은 보다 더 정확해지고 더 좋은 기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올바른지도, 즉 정확한 패러다임은 우리의 태도와 행동을 변화시킴으로써 얻을 수 있는 어떤 소득보다도 훨씬 큰 영향력을 개인 및 대인관계의 효과성을 성취하는 데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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