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통한 경험, 지각에 대한 연구, 성공을 다룬 문헌에 대한 독서가 상호 결합하여 나는 인생의 어느 순간 모든 것의 실마리가 풀릴 때 무릎을 '탁' 치게 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외적 성격이 미치는 강한 영향력을 볼 수 있었고, 지금까지 진실이라고 믿었던 것들, 어렸을 때 배운 것들과 내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있는 가치관과 날마다 내 주변에서 통용되고 있는 임시변통의 철학들이 어떻게 서로 다른가를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지금까지 그 차이는 무척 미묘해서 의식적으로 구분해 내기 힘든 것이었다.
나아가 나는 지난 여러 해 동안 여러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교육과 컨설팅을 해오면서 내가 가르치는 내용과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종종 실제로 널리 통용되는 것들과 차이가 났던 이유를 좀 더 근원적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나는 외적 성격의 요소 성격 개발, 커뮤니케이션 기술 훈련, 영향력을 얻기 위한 전략과 적극적 사고를 위한 교육들이 유익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 어떤 경우에는 이 같은 요소들이야말로 성공의 관건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이차적이지 일차적인 강점은 아니다. 앞선 세대가 남겨 놓은 기초 위에 무엇인가를 쌓기 위해 우리가 가진 능력을 활용할 때 우리는 무심코 자신이 성취하는 것에만 집중하게 되어 이를 지탱해 주는 기초는 잊어버리기 쉽다. 다시 말하면 자신이 직접 씨를 뿌리지 않은 곳에서 오랫동안 수확을 하다 보니 씨 뿌릴 필요 자체를 잊어버리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성품이 결점투성이고 이중적이고 불성실한 사람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다른 사람들을 행동하게 하고, 이전보다 좀 더 열심히 일하게 하고 더 큰 동기를 가지게 하며, 자신을 좋아하게 하고 나아가 서로가 좋은 관계를 갖도록 하기 위해 각종 전략과 기법을 사용한다면, 이는 장기적으로 보아 실패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나의 이중성은 불신을 낳게 되어 내가 하는 일은 무엇이든, 심지어는 소위 좋은 대인관계 기법을 활용하는 것조차도 의도가 깔린 것으로 상대방이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 설득법이 아무리 뛰어나고 훌륭하다 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따라서 신뢰와 믿음이 없다면 지속적인 성공의 토대가 없는 셈이다. 기본적으로 선한 품성을 갖추고 있을 때 기법도 쓸모 있게 된다.
기법에만 치중한다는 것은 벼락치기로 공부하는 것과 같다. 그렇게 하면 때때로 괜찮은 성적을 얻을 수는 있지만 배우고 있는 주제를 결코 완전히 이해할 수 없으며 지식에 기초한 지성을 갖추지 못한다. 당신은 봄에 씨 뿌리는 것을 잊고 여름 내내 놀다가 가을이 되어 당일치기로 수확을 하려는 일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농사란 자연의 법칙에 따른다. 따라서 반드시 노력이 들어가야 하고 과정을 거쳐야 한다. 우리는 씨를 뿌리고 노력한 만큼만 거둘 수 있으며 지름길이란 절대로 없는 법이다.
이러한 원칙은 인간 행동과 대인관계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인간관계 역시 수확의 법칙에 근거한 자연 체계이다. 학교와 같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조직에서는 조작적인 규칙을 만들어 '수단껏 게임을 하는' 편법을 사용한다면 잠깐은 어떻게든 꾸려 나갈 수 있다.
또 대부분의 일회적 혹은 단기적인 대인관계에서는 매력이나 기법을 통해 호감을 갖게 하거나 다른 사람의 취미에 관심이 있는 척하면서 좋은 인상을 형성하는 데 있어 외적 성격을 활용할 수도 있다. 이러한 단기적인 상황에서는 그런 간단한 기법들이 더 쉽고 효과적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이차적 특성들은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데 필요하고 가치 있는 것이 되지 못한다. 결국 깊은 성실성과 내적 성품의 근본적인 강인함이 없으면 인생에서 맞게 되는 여러 가지 도전으로 인한 위기 상황에서 내면의 동기와 의도가 드러나게 마련이며 단기적인 성공이 인간관계에서의 완전한 실패가 될 수밖에 없다.
이차적인 강건을 가진 사람들, 성격적인 재능으로 사회적 인정을 받는 사람들은 흔히 일차적인 강점, 즉 훌륭한 내적 성품을 갖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이 점은 그들이 가지는 모든 장기적인 대인관계에서 이내 문제점으로 드러나게 된다. 예를 들어 직장의 동료나 부부관계, 친구 관계나 자기 정체성의 위기를 겪고 있는 십 대 자녀와의 관계 등에서 특히 그러하다.
가장 설득력 있게 의사전달을 하는 것은 바로 내적 성품이다. 에머슨은 이것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당신의 성품이 아주 큰 소리로 당신 자신을 대변해 주고 있기 때문에 당신이 하는 말은 내 귀에 잘 들리지 않습니다." 물론 성품상으로는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부족해서 원활한 대인관계를 맺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후자가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이차적일 따름이다.
결국 우리의 어떤 말이나 행동보다 훨씬 더 설득력 있게 우리 자신을 전달해 주는 것은 성품이다. 우리는 이 같은 사실을 모두 알고 있다. 예컨대 그 사람의 내적 성품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 이런 경우 우리는 그 사람이 달변이든 아니든 대인관계 기술이 훌륭하든 그렇지 않든 그 사람을 믿으며 그들과 함께 성공적으로 일한다.
윌리엄 조지 조단의 말 중에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우리는 모두 선 혹은 악을 행하는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은 소리 없이 무의식적으로 보이지 않게 삶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는 다름 아닌 자신의 진정한 모습의 지속적인 반영이며 가식적으로 꾸며 내는 모습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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